난 정말 단순하다.
아가들은 10 - 12개월 정도가 되면 대상 연속성이 발달하게 된다고 한다. 눈 앞에 있던 엄마가 방문 너머로 사라져도 아 계속 저 뒤에 엄마가 있겠구나 하는 그런 인식말이다. 난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대상 연속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바로 내 앞에 있는 순간에야만 내 감정에 대한 확신을 얻고, 눈 앞에서 사라진지 오래되면 될 수록 온갖 잡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 이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는 건지, 지금 나와 그사람이 함께 놓여있는 이 상황이 환경적인 이유인지 아니면 나와 그 사람, 그 자체에 의한 것인지 등등 말이지. 이러다가도 힘들다 투정하는 전화를 받는다거나 인턴의 힘든 모습을 이래 저래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면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든다. 얼마 전엔 시험 기간에 참 심하게 체력이 소모된 탓에 비틀비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몇일이 있었다. 휴대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연락이 있을지 없을지 J고 뭐고 아무 생각도 없었다. 나의 이와 같은 상황을, 아니 이보다 더 한 상황을 그 사람은 늘 겪고 있는게 아닐까.? 온갖 외과 시리즈를 연달아 턴으로 돌고 있으니까 말이다.
예전에는- 본1이라는 환경이 문제인지 Y가 문제인지 고민에 고민을 하다 결국 6월 말에 헤어졌고 난 이후 J를 만나며 본1을 직접 겪어보고나서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었구나 하고 느꼈다. 아주 충분히 견딜만 했으니까. 오히려 그 상황이 정말 재밌었다.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틈틈히 연애도 하고 밥도 먹으로 나가고. 즐거웠다.
지금은 그걸 잘 모르겠다. 내가 병원에 나가서 보기만 하는 것조차 1년이나 기다려야 하고 인턴이 되는 것은 아직 3년가까이 남아있다. 그때 내가 겪는 생활은 내가 지금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까.?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 보면 알겠다 싶다가도 점점 시간이 흐를 수록 잘 모르겠다는 상태로 바뀌어간다. -_-아 모르겠다 난 어린가보다 정말.!! 망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