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심란했다. 목소리를 들으니 더 심해졌다. 어제 아침, 그리고 오늘 아침 샤워를 하면서 이럴까, 하는 생각은 이렇게 해야지, 하는 확신으로 바뀌어갔다. 마음이 없는데 만날 필요는 없다. 이미 오래 전 난 헤어졌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지내왔다. 갑자기 억지로 어색하게 그런 화분이랑 친한 척 해봤자 내가 과연 행복해질까.? 난 잘 모르겠다.
오늘 난 전화를 끊고나서 목동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그냥 지금 그만 두고 싶었다. 하지만 난 하루 걸러 또 시험이 있다. 더 이상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을 사람 때문에 까짓 1학점이든 무엇이든 잃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잠든, 깜깜한 학생회실로 들어가서 창문 밖의 따가운 빗소리를 옆에 두고 조용히 울었다. 난 무엇때문에 이렇게 힘들어 하는 걸까.